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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기행문-전진을 위해, 예측불허 패러다임 | 2020년 03월 27일 12시 54분 05초
  이름 : 김명숙 | 홈페이지 : http:// 추천수 : 0 | 조회수 :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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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을 위해, 예측불허 패러다임

오로지 전진을 위해 날을 세워온 내 젊은 날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해보았다.
섬에서의 자유를 찾는 예측불허 패러다임을 위해
평범하지 않은 여행의 방법은 우선 섬여행이라는 확고한 의지의 발로다.
지난 30여년간 문화유적답사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다닌 경험을 살려 이제는 겁(?)을 상실한 채 입도한 곳이 “대청도”다.

“숲이 무성하여 푸른 섬”이라 불리는 이 곳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늑하며 평화롭다.
‘서풍받이’에서 만난 주인 없이 뛰놀던 흑염소처럼.

자료에 의한 대청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에 속하는 섬으로 서해 5도의 하나이다.
퀴즈대회를 준비하면서 서해5도를 열심히 외웠던 그 보람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서북 쪽으로 202㎞, 백령도 남쪽으로 12㎞, 면적 12.75㎢, 해안선 길이 24.7㎞,, 인구 1,200여명이다.
대청도는 백령도, 소청도와 더불어 2019년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으며,
서풍받이, 농여해변, 미아해변, 옥죽동 해안사구 등이 뛰어난 지질명소로 포함되었다.
곳곳에 국가지질 공원답게 교과서 지구과학에서 배웠던 그림들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대청도는 백령도 남쪽, 소청도 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고속훼리로 3시간 20분정도 걸린다.
즉 위치순서가 인천-서청도-대청도-백령도인셈이다.
인천에서 백령도행 고속훼리를 타고 3시간 10분 정도 걸려 소청도에 먼저 도착하고, 소청도에서 10분정도 가면
대청도, 대청도에서 20분 정도 더 가면 백령도인 것이다.
유명한 백령도를 이웃으로 두고 있어 매일 백령도로 오가는 배들이 대청도를 모두 경유해 지나간다.
그 덕분에 대청도도 유명해질 때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덜 알려져 있다.
즉 조용한 여행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그들만의 소중한 여행지이다. 북적임에 지친 여행자들말이다.

누구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살지 않던가! 그렇다. 이 곳엔 버킷리스트 목록이 하나 있다.
“서풍받이”다. 원나라 황제 순제는 황태자 유배시절 서풍받이 해안절벽의 멋진 풍경을 보고 “천상의 광경”이라며 감탄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청동의 옛 문헌자료를 살펴보면 언제, 누가 유배를 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오래전 대청도는 유배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딘지 모를 섬으로 가야 했던 억울함과 두려움에 가슴속으로 깊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섬을 떠날 때는 섬에서의 행복했던 시절을 두고 가니 그 아쉬움에 다시한번 펑펑 울었을 것이라고 어느 작가는 말하더라.

엘림여행사 실장님의 수준 있는 해설과 친절함과 맛깔스런 식사준비에 고맙다.
특히, 톳을 넣어 끓인 국과 ‘왕발게’ 무침은 여느 곳에서도 먹을 수 없는 맛이자 식단이자 식자재였다.
한껏 멋을 부리며 고급스럽게 단장한 엘림펜션이 대청도를 더 의미있는 기억 속으로 넣게 만들었다.
손님맞이에 진한 애정을 갖고 준비하는 모습에 답례차 여행후기를 남기게 되었다.
마당에 세워진 투어버스 옆구리 큰 그림에는 낯익은 코메디언 이용식님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대청도를 고향으로 두고 있는 인연이란다.

입항하여 서해 최북단 최고봉인 삼각산(343m)-기름항아리-마당바위-서풍받이-해넘이전망대-대갑죽도-
조각바위언덕-광난두정자-독바위전망대-선진포항으로의 동선이 첫날의 일정이다.
약 6시간동안 트레킹이다. 이것을 대청도 1박2일 일정 <삼서트레킹>라 한다.
삼각산의 “삼”, 서풍받이의 “서”를 따서 만든 상품명이다.

그중 삼각산이 대청도에 있는 이유를 보자면
원나라 태자는 가족과 신하 100여 명과 함께 대청도에 궁궐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그 사실은 세종실록지리지에서 “대청도에는 고궁 3칸, 뒤 칸 1칸과 담의 옛터가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내동에 있는 대청초등학교 운동장 북쪽에서 2006년 어골문이 시문된 기와편이 발견되었고 거처하던 집터인
거택기의 유지가 남아있어 지금의 대청초등학교가 고려시대 원순제가 살았던 건물지라는 증거가 되고 있단다.

태자는 대청도에 사는 동안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장안이라 부르고 대청도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343m의 산을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삼각산이라는 지명은 천자나 왕의 도읍지에만 사용할 수 있으니
(그래서 서울에도 삼각산이 있지 않던가-북한산의 옛이름) 대청도에 삼각산이 있는 이유는 원나라 순제가 태자시절 이곳에
궁궐을 짓고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황후’의 배경이 된 대청도다.
고려사에 의하면 고려 초기 중국 원나라 순제가 태자시절 이곳 대청도에 귀향왔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의 오래된 이야기지만 인근의 섬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전설이자
사실로 남아 전해져 왔다. 1324년 중국 원나라 명종의 태자가 계모의 모함으로 대청도에 유배를 오게 된다.
이듬해 원나라에 돌아가 황제가 되었다. 부인은 고려 출신의 기황후이다.
MBC TV 드라마 <기황후>는 총 51부작으로 2013년 방송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기황후로 배우 하지원, 원 순제의 역에 배우 지창욱이 열연했고 드라마의 배경이 된 대청도에 대한 관심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

이튿날
이 곳에 일찍이 봄이 와 있었던지 ‘달래’가 지천이다. 아주 이른 아침 호미를 들고 나가 향이 진한 달래를 한 바구니 캐어 농아해변을 거닐다보니 봄아줌마가 따로없다. 옥죽동모래사막-농여해변트레킹(농여~고목바위~섬받지~미아동해변)-수리봉-지두리해변-모래울동 적송군락지 트레킹-검은낭해안을 돌아보니 참으로 낯선 이름들을 나열하고 외우기도 바쁘다. 그러나 재밌다. 사탄이라는 해안이름을 모래울동으로, 기름아가리를 기름항아리로 다시지어 부르더라.

특히, 옥죽동 모래사구, 즉 모래사막!! 사하라사막을 연상케 하는 그림같은 그곳의 우아함과 절경을 잊을 수 없다. 밀물에 밀려 온 옥죽포 해변의 모래가 썰물에 햇볕에 드러나 바짝 마르게 되면서 그 모래를 바람이 산을 오르며 날라 만든 사막이다. 환경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사막이라 부르는 활동 사구로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연흔이 생성돼 다양한 사층리 형성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바람이 만들어 준 자연현상이 기이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일한 사막이다. 최근 들어 보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모래사막의 가치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매일 모래바람을 마시며 살아가야 하는 현지인들의 불편한 생활을 걱정하게도 한다.

섬의 여느 밭 한 켠에서 웃자란 갓을 따고, 달래를 캐고 해변에서 파도에 밀려온 미역줄기를 주워모으니 한 가득이다. 봄을 주워버렸다. 선진포항을 다시 등에 지고 인천으로 향하는 길, 엘림여행사 실장님이 꼼꼼히 이것저것 챙겨주시니 섬을 닮은 후배, 내가 아끼는 후배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더 값지게 한 이번 여행에 여러 감동을 보태주셨다.

전진을 위해, 예측불허 패러다임을 위해
푸른 6월에 다시 찾으련다.

바람과 내 후배와 절경과 엘림에 감사드린다.

  옹진 섬 여행, 대청도 트레킹
  삼각산 정상에서1~~~